(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9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비상혁신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최대혁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시민 프로축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는 K리그 2부 강등 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상(飛上)혁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2024.12.19 [email protected]
(인천=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구단 사상 처음으로 K리그2로 강등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비상혁신위원회가 코칭스태프의 한계와 구단 경영상 실수가 결합해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인천 비상혁신위원회는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의 강등 원인을 분석한 내용과 구단 재건안 등을 내놨다.
비상혁신위원회는 구단이 감독 교체 시기를 놓친 데 이어 소방수로 선임된 최영근 감독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최대혁 비상혁신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최 감독은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축구를 제시했다고 본다"면서도 "리그 운영이나 경기 운영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비상혁신위원회는 구단에 사령탑을 교체하라고 권고했다.
최 위원장은 "최영근 감독도 본인이 원하는 스쿼드를 구성하지 못했다.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뒤에 부임해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을 걸로 생각된다"면서도 "우선 강등을 막아야 한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재신임보다는 빠른 감독 교체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최근 비상혁신위가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최영근 감독의 연임안을 제시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연임 건의는 아니다"라며 "감독 평가 대상에 있는 3∼5명 후보에 대해서만 얘기했을 뿐, 최 감독의 이름은 거기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대화했다"는 최 위원장은 "유 시장에게 최고의 감독에 대해 우선순위를 설정해 추천했고, 그 방향으로 가지 못했을 때 이후 감독 설정 방향성에 대해 여러 논의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024 3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하나시티즌 경기에서 2-1로 패하며 2부 리그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 최영근 감독이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4.11.10 [email protected]
비상혁신위는 구단의 경영 실책도 강등 원인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2023시즌 공격적인 투자로 신진호, 제르소, 음포쿠, 에르난데스, 무고사 등을 영입하며 K리그1 전체 네 번째이자 시도민구단 중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며 "2024년에는 재정 건정성을 위해 에르난데스와 천성훈이 이적했는데, 당시 나머지 스쿼드로 잔류가 가능하다는 판단 오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인천 선수단 내 고연봉 주전급 선수들의 노쇠화와 세대교체 실패도 강등 원인으로 꼽혔다.
최 위원장은 "30세 이상이 45%를 차지하고, 23∼29세는 17%, 22세 이하는 38%에 해당한다"며 "피라미드 구조가 아닌, 중간 선수층이 굉장히 빈약해 중원의 기동력이 굉장히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유스팀과 성인팀 간 연계성도 미흡했다며 비효율적인 구단 운영과 여름 이적시장 선수 영입 전무 등으로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고 봤다.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24일 대구 DGB은행파크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대구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1.24 [email protected]
인천은 당장 약 2주 뒤인 1월 2일부터 한 달 가까이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신임 구단 대표가 선임되고, 이후 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새롭게 선수단을 구성하려면 시간이 그리 넉넉지는 않은 상황이다.
신임 대표의 방향성과 태도에 따라 비상혁신위의 재건안은 빛을 볼 수도, 휴지 조각처럼 버려질 수도 있다.
최 위원장은 "방향성을 갖고 이끌 분을 여러 방면으로 물색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일단 비상혁신위 활동을 잠정 마무리한 상황이고, 이른 시일 안에 모든 게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